주가는 기업 이익(EPS)에 어느 정도 선행하는가? (개별 기업의 사례)

c. 주가는 기업 이익(EPS)에 어느 정도 선행하는가 (개별 기업의 사례)

앞에서 액면분할이나 액면병합을 고려해서 EPS를 구하는 방법을 소개하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EPS와 주가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봅니다.

EPS는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1년간 유지되는 값이고, PER은 대개 시가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합니다. PER을 EPS가 산출된 날의 주가를 기준으로 고정하지 않으면 분석할 때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가와 관계를 비교할 때에는 EPS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수 있습니다.

주가, PER, EPS의 예

아래는 삼성전자 주가와 PER, EPS의 그래프입니다. PER과 EPS값이 유효하다고 추정되는 2000년 4월 이후 테이터를 이용하였습니다.

세로축은 로그 스케일입니다. PER은 대체적으로 일정 범위내에서 안정적이고, 주가와 EPS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경향을 띄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2023년 3월에 전년도인 2022년 실적을 발표했다고 하겠습니다. 투자자들은 전혀 깜깜한 상황에서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2022년 1, 2, 3분기 실적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4분기 실적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4분기 잠정 실적 발표도 있었다면 이 역시 감안될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실적은 기존 실적이 고려된 실적입니다. 이를 MarketEPS라 부르겠습니다.

여기서는 설명과 계산의 편의를 위해 1년을 240영업일로 두었습니다.

시장 컨센서스를 반영한 MarketEPS

분석에 사용할 4종목에 대해 데이터를 수집하여, 액면 분할/병합이 고려된 MyEPS와 MarketEPS를 그려보겠습니다.

위의 그래프처럼 MarketEPS는 투자자들이 분기별 실적 발표를 알고, 기업의 영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정보를 참고하여, 해당 시점에서 합리적으로 그리고 상당히 정확하게 예상한 EPS 입니다. 대개 말하는 시장 컨센서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예상과 크게 다른 실적이 나온다면 어닝 서프라이즈나 어닝 쇼크가 발생하게 됩니다.

주의

이 글의 분석은 통계적으로 엄밀하지 않습니다. 대략적으로 EPS가 주가와 상관관계가 어떻게 있는지 살펴보고, 향후 면밀한 분석을 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분석한 것입니다. EPS 이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다른 요소들은 감안하지 않습니다. 분석에 사용한 사례가 적어 대표성을 띄지 않으며, 분석 결과에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분석에 사용할 4종목에 대해서 데이터가 잘 수집되었는지 그래프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G 현대차

참고

본래는 SK하이닉스와 LG전자도 분석에 포함하려고 하였습니다. 두 기업은 해당 기간 동안 적자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PER이나 EPS 데이터에는 없음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적자 정도를 알 수 있는 마이너스를 허용한 EPS 값을 이용해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기에 두 기업을 제외하였습니다.

주가와 재무지표간 상관관계

주가와 재무지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피어슨 상관계수로 살펴보겠습니다.

EPS, BPS, DPS가 모두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아야 데이터가 제대로 정돈된 것입니다. 시장이 합리적으로 움직인다면,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EPSBPS도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배당률이 안정적이라면 DPS도 함께 오르게 됩니다.

KT&G와 현대차는 EPSBPS는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습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기업이 액면분할을 했는데, EPSBPS가 이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액면분할을 반영한 MyEPSMyBPS를 보면 네 기업 모두 주가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줍니다.

PERPBR도 주가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착시입니다. 이 두 항목을 현재 주가를 이용하여 계산하면, 주가가 오르면 같이 오르고, 주가가 내리면 같이 내리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 PERPBR 대신 EPSBPS를 쓰는 이유입니다.

MarketEPSEPS보다 조금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업의 실적을 보다 정확하게 예상하면 주가와 관련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참고

PER과 PBR은 동종 업종의 기업간에 상대적인 비교하기 위한 척도입니다. EPS와 BPS는 해당 기업의 과거와 미래를 비교하기 위한 척도입니다. 가로축은 기업, 세로축은 시간의 흐름으로 둔 표에서, PER과 PBR은 가로축으로 다른 기업과 비교하는 것이고, EPS와 BPS는 세로축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선행(forward) PER는 현재 주가를 미래의 추정 EPS로 나눈 값입니다. 따라서 EPS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다만, PER로 환산했기에 다른 기업과 비교하기 수월합니다.

주가와 MarketEPS의 선후관계

주가와 MarketEPS간에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은 주가가 기업의 이익 변화에 민감하다는 의미입니다. 주가가 기업의 이익을 변화시킨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아래는 MarketEPS와 주가가 1년 전에 비해 얼마나 변했는지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합리적으로 시장 가격이 결정된다면, EPS가 증가할 것이라 예상하면 주가가 올라가고, 반대로 EPS가 감소할 것이라 예상하면 주가가 떨어질 것입니다.

삼성전자 주가 변화를 MarketEPS 변화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가가 MarketEPS에 선행하여 움직이고 있습니다.

둘 사이에 어느 정도 시차가 있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40 거래일에서 상관계수가 최대가 됩니다. 대략 -1년입니다. 주가가 EPS에 비해 1년 먼저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들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작년 대비 시장 컨센서스가 고려된 EPS 변동률, 즉 MarketEPS 변동률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값이 양수이면 주가가 올라가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음수라면 주가가 내려가는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상관계수가 -1년에서 최대화 된다는 의미는 현재 파악한 MarketEPS 변동률이 1년 전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의 주가가 EPS에 종속적이라는 가정하에 시간상 선후관계를 무시하고 설명하면 그렇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투자자들이 1년 전에 지금의 MarketEPS 변동률을 합리적으로 추정하여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를 했다는 뜻입니다. (합리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기업의 이익이 어떻게 변할지 신빙성 있는 자료와 논리적 추론에 근거할 수도 있고,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될거라 예상하거나, 너무 많이 내렸기 때문이라는 반등할 거라는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MarketEPS을 -1년 당겨서 1년 전에 추정할 수 있게 하면, 주가와 강하게 동행합니다.

앞에서 계산한 MarketEPS는 실제 시장 컨센서스보다 획득 시기가 늦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분기마감 다음달 초에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현대차도 올해의 경우 1월 25일에 잠정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평균적으로 잠정 실적을 마감 후 1개월 시점에 발표한다고 하면, 마감 후 4개월 뒤에 업데이트 되는 MarketEPS보다 3개월 빠릅니다.

그러니 그래프에서 삼성전자의 -1년은 시장에서는 -9개월을 의미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평균적으로 9개월 뒤 기업의 이익을 고려하여, 삼성전자 주식을 거래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다른 기업의 경우

다른 기업도 살펴보겠습니다.

SK텔레콤은 대략 2개월 반, 현대차는 8개월 반 정도 미래의 기업 이익이 가격에 반영됩니다.

KT&G는 오히려MarketEPS가 주가에 선행하는 결과가 나왔는데, 그 원인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프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기간을 늘여 계산하면, 280영업일 선행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KT&G는 잠정 실적을 분기 마감 후 2개월(40영업일)쯤 후에 발표합니다. 시장에 비해 320영업일, 즉 1년 4개월 정도 선행하는 셈입니다.

정리하며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

정리하면, 분석한 종목의 넷 중에 셋은 소위 말하는 "주가가 경기에 선행한다"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가와 MarketEPS간에 동행성을 맞춘다는 것은, 해당 시점이 투자에 적기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기업의 미래 이익이 지금 주가에 반영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일 뿐입니다. 투자는 대개 그전에 이루어져야 효율이 높아집니다.

이어지는 글: 평균적으로 주가는 기업 이익(EPS)에 어느 정도 선행하는가 (주가지수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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